자동 속도제어장치 없었다
뉴저지주 호보큰역에서 발생한 탈선 사고 후 열차 안전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지난달 29일 뉴저지트랜짓 통근열차가 선로에서 이탈, 승강장으로 돌진해 많은 사상자를 낸 이 사고는 열차에 안전 장치만 장착됐으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빗발치고 있다. <관계기사 A-3면>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사고 열차에 자동 속도제어장치(PTC)가 장착되지 않았다고 30일 밝혔다. 이 장치는 열차의 속도를 모니터링하다가 과속 시 자동으로 속도를 줄여주는 시스템이다. 문제는 열차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이 같은 안전 장치 장착에는 소홀하다는 것이다. 연방의회는 당초 2015년부터 모든 열차에 PTC를 장착하도록 하는 법안을 지난 2008년 통과시켰지만 예산 및 시간이 부족하다는 반발로 인해 오는 2018년까지로 설치 기한을 연장시켰다. 뉴저지트랜짓 역시 PTC 설치를 2018년까지 완료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필라델피아 인근에서 열차 탈선 사고로 8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이를 무시한 채 안전 장치 설치를 등한시했다는 비판이 크다. 또 지난 2011년 호보큰역에서 역시 PTC가 미장착된 열차가 건물 벽에 충돌해 30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있었음에도 안전을 위한 투자는 하지 않았던 것. NTSB 조사관들은 만약 호보큰역 사고 열차에 PTC가 설치됐으면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밝혔다. 열차는 승객 수백 명을 태우는 운송 수단이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할 경우 대량 인명 피해를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번 사고 후 전국적으로 열차 안전 문제가 집중 부각될 전망이다. 한편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NTSB는 이번 사고 원인의 실마리가 될 열차의 블랙박스를 확보해 조사 중이다. 하지만 열차가 역사를 심하게 들이받았기 때문에 열차 파손이 심하고 역사도 추가 붕괴 위험이 있어 조사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NTSB는 조작 실수, 기계 결함, 선로 정비 부실, 시그널 문제 등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포괄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 후 기차 통근자들의 불편도 계속되고 있다. 호보큰역 뉴저지트랜짓 열차 구역은 30일까지 여전히 폐쇄 상태다. 열차 충돌로 인한 건물 파손이 심각할뿐더러 역이 지어진 지 109년이나 됐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확인될 때까지 사용이 쉽지 않다. 트랜짓 열차는 상당수 노선이 단축 운행되고 있다. 노스이스트코리도.노스저지코스트.미드타운 노선은 정상 운행 중이지만, 메인-버겐.패스캑밸리는 주말 운행 스케줄로 단축 운행 중이다. 이 때문에 호보큰과 맨해튼 포트오소리티터미널을 오가는 트랜짓 126번 버스 등이 증편 운행되고 있다. 호보큰역 패스트레인 구역은 피해를 입지 않아 사고 당일 오후 3시부터 전 구간 운행이 정상화됐다. 서한서 기자 [email protected]